안녕하세요.
2011년 3월 3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버스표를 끊어주었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만 나옵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왜 그랬냐고 내 자신을 질책해보았지만 지나간 일인걸 무슨 소용 있겠어요.
그렇지만, 그냥 지나쳤다면 맘이 편치 않았을 것 같아요...
조금은 아깝기도 하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편하답니다. ^_^
상황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대전에 갈려고 버스 승강장에 서있었습니다.
어떤 아저씨가 말을 걸어오시더군요.
말을 무지 더듬으면서 얘기를 하셨는데..
얘기인 즉.. 대전 정부청사 차를 타야 하는데 차비가 없어 계속 놓치셨다더군요.
여러 사람에게 얘기했었고 버스도 여러 번 놓쳤고 청사 막차가 일찍 끝난다는 말도 하시더군요.
이 상황으로 봐서 또 다른 분들에게 얘기를 계속 해봤자 이 분의 말을 들어주는 분들이 없을 거 같았고
저는 그분의 말이 진심같이 느껴졌기 때문에 정말 그분을 믿었던것 같습니다.
말을 듣는 동안에 내가 타야할 버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생각 할 시간도 없이 "우선 표를 끊어 드릴께요." 하고
바로 매표소로 가서 표를 끊고
승강장으로 오면서 명함을 주고 그 분이 다이어리를 한 장 뜯어주어서 그 분의 연락처를 적었답니다.
(폰에 배터리가 깜박거리는 상황이라 그냥 메모함.)
그러면서, 내일 점심 때 연락을 주고 입금해주신다고 하시더군요.
차시간이 1분차이라 서로 차로 가면서 헤어졌고.
(차 앞에서 헤어졌지만 차에 타는 시간이 급해 그분도 승차했는지 모르겠음.)
이후 계좌 번호를 메시지로 보낸 후 실수로 통화를 눌렸는데…….
“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고객님의 사정으로 연결할 수 없습니다.”
이때 알았죠. “속았구나....”
그리고, 한 장 잘라서 주신 다이어리의 메모가 2010년도 이라는 것도 알았답니다.
그 날은 저녁에 세미나를 듣다가 도중에 나온 상황이였는데
어쩌면 그분을 만날려고 그랬었나 봐요..
다음 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점심 시간 연락이 오지 않을까 기다려 봤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습니다.
남자들이 나이 들면 감성적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벌써 시작인가 싶기도 하고..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없구나 싶기도 하고....
사실 예전에 버스터미널에서 차비가 부족 하다며
돈을 달라는 분이 있었는데 믿지 못하여 안준적이 있었지만
어쩌면 그 사람이 진심으로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내 마음 한 구석에서 이전의 불편함을
해소하기위해 자동으로 행동해 버린 게 아닌가 싶어요...
다음에 또 다시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그 사람을 정말 믿을 수 있을지 알수가 없군요...
여러분들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자유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페이스북 친구 5000명 제한 도달 (0) | 2011.08.18 |
---|---|
오랫만에 수락계곡 시원하고 좋네요. (0) | 2011.08.06 |
[무료사전등록안내] 서울국제유아교육전 (4월7일~10일) (0) | 2011.03.01 |
대전시민천문대 - 별자리 관찰 (0) | 2010.12.12 |
헨젤과 그레텔 - 과자로 만든집 (0) | 2010.12.07 |